[기자 24시] 한식 세계화 콘텐츠가 먼저
기사입력 2010.10.27 16:58:26
정부가 내년에 한국을 대표할 `플래그십` 한식당을 뉴욕에 개설한다는 기사를 읽은 독자들에게서 전화가 몇 통 왔다.
내용은 대략 두 가지였다. 하나는 "마침 외국에 한식당을 내려고 했는데 도움을 받을 방법이 있느냐"고 문의하는 것이었다. 나머지는 정부가 나서서 한식당을 여는 데 대한 염려 섞인 조언이었다. 후자는 특히 해외에서 한식당을 운영했거나 외국 레스토랑에서 일해본 교민들 얘기로 시사점을 줄 만했다.
국제공인 소믈리에로 LA 호텔 양식당에서 일해온 교민 하상진 씨의 얘기는 흥미로웠다. "미국 각지에 대형 한식당이 없어서 한식 소개가 안 된 것이 아니다"는 게 요지였다. 그는 공인된 한식 조리법(레시피)을 만들어 현지 식당에 보급하는 것을 한식 세계화 방법 중 하나로 제시했다. 외국인 주방장들은 늘 새로운 요리에 목말라 있는데 영어로 된 정교한 한식 레시피를 제공하자는 것이다. "외국인도 공감할 스토리를 한식에 불어넣는 것도 중요하다"고 지적했다. 2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하며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해본 경험에서 우러난 얘기였다.
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`한식 세계화` 기치를 내걸었지만 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. 이달 초 국정감사에서는 지지부진한 한식 세계화사업이 질타를 받기도 했다. 사업 예산(240억원) 가운데 16%만 집행됐고, 한식 보급 명분으로 치킨 체인점 개설에까지 자금이 지원됐다는 지적도 나왔다. 농식품부는 내년 한식 세계화에 올해보다 28% 증가한 310억원을 책정했다. 여기에는 뉴욕 월가 대형 한식당 개설비용 50억원도 포함돼 있다. 그러나 플래그십 한식당 운영 방식을 놓고는 아직도 고민 중이다.
뉴욕에서 살다 온 한 공무원은 "식당 고급화보다는 현지인 입맛에 맞는 한식 개발이 더 중요하다"고 충고했다. 농식품부는 한식 확산을 위한 콘텐츠를 더욱 고민해야 할 때다.
[경제부 = 김병호 jerome@mk.co.kr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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